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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성

  • 작성자그리움
  • 작성일2011-08-03 11:21:08
  • 조회수4321
장애인의 성

[1] 장애인 성재활의 필요성

 

국립재활병원 척수손상재활과장 이 범석

 

 

안녕하세요. 이 범석입니다. 이렇게 컴퓨터로나마 만나게 되서 반갑습니다. 컴퓨터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어색합니다. 여러분도 제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굼하실 거예요. 저는 36세이고 두 아이의 아버지입니다. 첫째는 5살난 '한빈'이이고 둘째는 이제 생후 100일이 지난 '예빈'이입니다. 사랑하는 아내의 이름은 이연숙입니다. 그렇지만 동성동본은 아니니 걱정하지 마세요.

연세대학교를 88년에 졸업하고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재활의학과 전공의 시절을 마치고, 군에 입대하여 수도통합병원에서 재활의학과 과장을 지냈습니다. 제대 후 바로 국립재활병원에서 근무하게 되었는데, 저의 전문과목은 척수손상재활과입니다. 재활의학과라는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척수손상재활과라는 말은 처음들어보신다고요? 맞습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국립재활병원에서만 재활의학과가 뇌손상재활과, 척수손상재활과, 근골격재활과로 나누져 있습니다.

병원자랑은 할 것이 많지만 다음에 기회 있을 때 하기로 하고 우선 오늘 강의를 시작해봅시다. 강의를 하다보면 서론을 이야기하면 잘 듣고 본론에 들어가기만 하면 꾸벅꾸벅 조는 사람이 있는데 여러분은 안그러시겠지요. 여러분들은 성재활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계세요?

 

1. 장애인들의 '아우성'

 

얼마 전 구성애씨의 청소년을 위한 '아우성'(아름다운 우리들의 성을 위하여)이 장안의 화제였습니다. 그 동안 왜곡되어 있었고 어두운 곳에 가려져 있던 성의 문제를, 솔직한 이야기로 밝은 토론의 장으로 이끌어내어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한 중요한 사건이었지요.

그렇다면 장애인들의 '아름다운 우리들의 성'은 현재 어떤 상태입니까? 우리 장애인들은 성(섹스)에 대해 무감각하고 필요성이 전혀 없나요? 또는 성이라는 것은 장애를 입고 나서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하는 영역인가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가 재활의학과 의사를 오랫동안(10) 하다보니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장애인들에게 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늦은 저녁 복도에서 면담할 때 마지막으로 나오는 대화가 성(섹스)문제였고, 머뭇머뭇거리며 이야기를 꺼내는 환자분들의 주제는 거의 성(섹스)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장애인 성재활에 대한 정답은 무엇입니까? 정답은 '장애인들도 누구나 성을 즐길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성을 즐길 권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2. 국립재활병원에서의 성재활교육

 

저는 재활영역 중에서도 척수손상장애인을 전문적으로 진료하고 있고 특히 '장애인의 성재활'에 관심이 많습니다. 전문영역이 척수손상재활인지라 이야기가 자꾸만 척수손상중심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지만 다른 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도 참고 들어 두세요.(참 듣는게 아니라 컴퓨터 화면을 보는 것이지요.) 다 피가되고 살이되는 내용입니다.

병원에서 진료를 하면서 장애인의 성(섹스)에 대해 상담을 해보면 장애인분들이 얼마나 성재활에 대한 정보를 얻기를 원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나라의 전통적인 관습으로 인해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그래서 의사나 간호사들이 먼저 성재활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지요.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우리 나라 의료인 중에서 장애인의 성재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적다는 것과 효과적인 교육을 시행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경우가 별로 없다는 사실입니다.

국립재활병원에서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척수장애인 부부를 위한 성재활교육'을 매달 실시하여 환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강의 내용은 '남성장애인의 성문제', '여성장애인의 성문제', '성상담시 자주 마주치는 질문' 등의 기본적인 강의를 합니다. 강의를 마치고 미국 척수장애인 부부가 모델이 된 '성생활 비디오테이프'를 보여준 후 질문 및 의견 교환 시간을 갖습니다. 비디오내용이 너무 노골적이라서 약간 걱정도 되지만 교육받는 사람들은 무척 진지하게 교육을 받습니다. 교육을 통해 자신들보다 더 심한 장애를 입은 부부들이 성공적인 성생활 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는 경우가 많지요. ', 나도 성생활이 가능하겠구나'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교육의 가장 큰 수확입니다.

강의내용을 못들어서 섭섭하시다고요? 조금만 참으세요. 이번 8주간의 강의를 통해 국립재활병원의 성재활 교육을 여러분께 알려드리겠습니다. (비디오를 못 보여드리는 것이 안타깝지만요.)

 

3. 성공적인 성생활을 위한 4가지 원칙

 

성공적인 성생활에 무엇이 중요할까요? 결혼하신 분들은 잘 들으시고, 결혼 안한 처녀, 총각들도 잘 들으세요. 나중에 좋은 배우자를 만나서 결혼하게 되면 중요한 사항이거든요. 다년간의 성재활 교육과 상담을 통해 깨닫게 된 내용인데, 오늘은 무료로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리지요. 부부간에 성공적인 성재활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 네 가지를 적어 보면 다음과 같아요.

첫째, 포기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장애를 입게 되면 우리는 많은 것을 포기하게 되지요. 스스로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다 보면 부부간의 성생활도 자연히 포기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팔다리를 전혀 못 움직이는 사지마비 장애인도 부부간에 성생활을 만족하게 하는 예들이 많이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 부부도 성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둘째, 자신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장애를 입은 현재의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십니까? 많은 장애인들을 보면서 대개 두 부류로 환자들이 나누어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 부류는 장애를 입고 스스로에 대해 자신이 없고 우울해 하며, 다른 사람과 관계 형성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고, 다른 한 부류는 자신감 있고 명랑하며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사람들이죠. 자신을 사랑해야만 얼굴이 밝아지고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주는 사람이 됩니다. 이렇게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이 성생활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얼굴을 거울로 보세요. 어때요? 웃고 있나요, 아니면 찡그리고 있나요? 거울 속에 비친 휠체어를 탄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보이세요? 멋져 보인다구요? , 좋습니다.

셋째, 배우자를 사랑하고 대화를 많이 하라는 것입니다.

배우자에 대한 사랑 없이 성생활에 대한 지식과 테크닉만 배우는 것은 아무 필요가 없지요. 부부가 서로 사랑하고 깊이 대화를 나눌 때,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마음이 생기고 성생활로 서로의 사랑을 나누겠다는 의지가 생기는 것이지요. 서로 깊이 사랑하는 부부에서 성적인 만족도가 높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장애인을 남편이나 아내로 둔 배우자가 더 중요합니다. 가끔 성재활 상담을 하다 보면 '내 아내가 척수손상을 당해서 두 다리가 마비되었는데, 내가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성생활을 하자고 할 수 있나?' 하며 성생활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장애를 입은 아내가 진정 바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비록 장애가 있지만 남편이 여전히 같은 침대를 쓰고, 같은 이불을 덮고, 살을 맞대고 자는 것을 바라지 않겠습니까?

넷째, 성생활에서 성교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삽입에 의한 성교가 이루어져야 성생활이 가능하다고 고집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꼭 성교가 아니더라도 포옹이나 입맞춤만으로도 얼마든지 깊은 사랑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발기가 잘 안되어 직접적인 삽입에 의한 성교가 어려운 경우 애무나 오랄 섹스로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성생활이 가능합니다. 개인에게 맞는 창조적인 성생활을 개발해야 할 것입니다.

 

4. 의학적인 도움들

 

대부분의 장애인들은 거의 다 문제없이 성생활이 가능합니다. 장애 중 성생활에 가장 많이 영향을 미치는 장애가 척수손상입니다. 하지만 척수손상의 경우에도 여성장애인의 경우에는 100% 정상적인 성생활이 가능합니다. 남성 척수장애인의 경우에는 발기의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의학적인 도움을 받으면 됩니다.

발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음경내 주사법, 진공흡입기법, 음경보형물 삽입술, 먹는 약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이 가능하죠. 발기문제에 있었던 장애인들은 성재활 상담과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통해 거의 문제가 해결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강의가 진행되면서 말씀을 계속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끝까지 강의 듣는 사람에게 복있으라!) 장애인들도 대부분의 경우 정상적인 임신과 출산이 가능합니다. 아직 미혼인 장애인이 계시면 혹시 '아이를 갖고 낳는 것'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지는 말기 바랍니다.

 

5. 맺음말

 

성생활은 인간이 형성할 수 있는 가장 친밀하고 가까운 인간 관계이며, 인간은 성생활을 통하여 서로의 사랑과 신뢰를 확인하며, 기쁨과 극치감을 맛보게 됩니다. 따라서 장애인들이 적절한 성재활 정보를 아는 것이, 장애인 자신의 재활의욕을 높여 주는데 도움을 줄뿐만 아니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족들, 특히 배우자의 불안을 줄여 주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장애인 부부들의 성재활 문제를 상담해 오면서, 장애인의 성생활은 기술(테크닉)의 문제가 아니라 '부부간의 사랑'이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느끼게 됩니다. 따라서 부부간에 진정한 사랑과 대화가 이루어지도록 스스로 노력하고, 이를 옆에서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장애인 자신이 스스로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자신에게 생긴 엄청난 변화들을 능동적으로 이겨 나갈 때 성적인 재활은 물론 인생의 모든 영역에서 진정한 재활을 이루는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 오늘의 강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앞으로 더욱 흥미진진하고 도움이 되는 많은 내용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강의를 잘 들었는지 '오늘의 퀴즈'를 통해 알아볼까요? 정답을 맞추는 분에게는 푸짐한 상품을 묶을 끈을 증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퀴즈) 다음 괄호 속에 들어갈 말을 써 넣으세요.

 

'장애인들도 누구나 성을 즐길 수 있는 ( )이 있고, 성을 즐길 ( )가 있다'

 

정답) 력능, 리권 (꺼꾸로 읽어야 됩니다.)

 

 

[2] 외국에서의 성재활 사례

 

 

지난 한 주간 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날씨가 제법 서늘해져서 이제는 가을의 기운이 온 세상에 퍼지는 것 같군요. 저의 소개는 지난 강의시간에 했지만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키는 177cm이고요 몸무게는 78Kg입니다. 조금 마른 편이었는데 최근에 들어서는 배가 나와서 이제는 말랐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안경을 꼈고요, 우리 아내의 말을 빌리자면 미남이랍니다. '뭐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하냐?'라고 말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컴퓨터를 통한 비인격적인 만남을 어색해 하는 편이라서, 어떻게 하면 더 친밀한 만남으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도 적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외국의 성재활사례입니다. 외국의 장애인들은 장애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열심은 성생활에서도 그대로 나타나지요. 그래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면 많은 분들이 용기를 가지실 것입니다.

한가지 주의할 사항은 내용 중 약간 노골적인 표현들이 있어요. 그래서 약간 걱정이 됩니다. 혹시 어떤 분들은 다 읽고 나서 '뭐 이 정도의 내용을 갖고 그러시나'라고 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일단은 다음 질문에 대답을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뭔가 거창한 것이 나올 것 같지요. 성인들에게 있어서는 자연스러운 성생활에 대한 내용이지 뭐 그리 거창한 내용은 아닙니다.

다음에 나오는 사례는 KrollKlein이 쓴 Enabling Romance-A Guide to Love, Sex, and Rehabilitation for the Disabled and the People to Care about Them이란 책에 나오는 내용을 전정옥님이 번역하신 글입니다. 전정옥님은 '장애인편의시설촉진 시민연대'에서 좋은 활동하시는 분이십니다. 지난번 국립재활병원 세미나 장소에서 만났는데 열심히 살아가시는 멋진 여성이십니다. 개인적으로 좋은 번역을 해주신 전정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그 내용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여기에 소개되신 아홉 분들은 실존 인물이며 휠체어를 탈 정도로 심한 장애인들이 대부분입니다.

 

사례 1. 소아마비 장애인

 

마릴린(Marlilyn)의 경우는 소아마비에 걸린 후, 남성들에 의해 받아들여지기 위해 끝없는 싸움을 계속해야 한다고 느끼는 여성의 대표적인 본보기이다. 마릴린은 매우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즐기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더 이상 다리에 감각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나는 가지고 있어요!), 섹스를 할 수 없고(나는 할 수 있어요!), 오르가즘도 느낄 수 없으며(나는 느낄 수 있어요), 뿐만 아니라 성적인 관계도 가질 수 없다고 믿어 버립니다. 이것이 널리 만연되어 있는 일반적인 생각입니다. 하지만 나의 성적 능력은 내 자신의 일부분입니다. 장애도 그것을 바꾸어 놓지는 못합니다."

 

"저는 섹스를 할 때 특별한 테크닉을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다양한 체위를 행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종종 그 방법들을 사용합니다. 저는 다리를 따로따로 벌리거나 혹은 무릎을 가슴에 대고 성교를 해 왔으며, 내가 옆으로 누울 때는 파트너가 내 앞이나 뒤에 있었습니다. 또한 내가 배를 대고 엎드리면 파트너가 뒤에서 삽입을 해 오거나, 혹은 내가 파트너의 가슴 위에서 위쪽을 바라보고 눕기도 했습니다. 저는 또한 묘사하기는 어렵지만 매우 편안하고 서로 자극이 되는 다른 체위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이 체위는 내가 등을 대고 똑바로 다리를 들어 파트너 위에 걸치면, 파트너는 옆으로 누워서 약 45도 각도로 삽입을 하는 거죠. 이 체위는 매우 편안하며 지치지 않고 오랫동안 사랑을 나눌 수 있게 합니다."

 

"대부분의 체위에서 파트너가 저의 궁둥이를 잡고 위로 올려 준다면 제게는 더욱 좋겠죠. 이것은 제 파트너가 보다 효과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 주며 그가 저의 질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필요하다면 저는 무릎 밑에 손을 깍지끼고 다리를 잡아 높이 올립니다. 그러다 팔이 아프면 발목을 파트너의 어깨 위에 걸치기도 하는데, 이렇게 하면 제쪽에서는 최소한의 힘만 필요하죠. 하지만 보통사람보다 성기가 큰 남성에게는 이 체위를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삽입이 너무 깊게 되어 여성이 고통을 느끼니까요."

 

"중요한 것은 무엇이 일어나고 무엇이 일어나지 않는지를 지켜보는 것이며, 마음을 열고 지나치게 자기의식을 갖지 않으며, 작은 일은 심각하게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섹스는 매우 즐거운 것입니다. 제가 늘 기억하려고 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사례 2. 뇌성마비 장애인

 

쉐릴(Sheryl)은 다리와 팔에 심한 경직과 경련을 가지고 있는 뇌성마비 여성으로 전동 휠체어를 이용한다. 그녀는 또한 개인적인 돌봄과 옷을 입고, 휠체어에 태우거나 휠체어에서 내려줄 조력자를 필요로 한다. 그녀는 같은 휠체어를 타는 뇌성마비 장애인인 어니(Arnie)와 사랑을 나누었다.

 

"어니와 함께 살기 전에 우리는 따로 떨어진 아파트에서 지냈습니다. 어니와 제가 밤을 함께 보내기로 했을 때는 내 조력자가 아파트에서 잠자리 준비를 해 주곤 하던 때였습니다. 조력자가 떠나고 나면 혼자서 휠체어를 굴려 어니의 아파트까지 애를 써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와 함께 침대 안으로 기어 들어가 사랑을 나누곤 했습니다. 그리고 난 후 어니의 조력자가 아침에 도착하기 전에 다시 아파트로 돌아오는 일을 되풀이하곤 했습니다. 우리는 정말 환상적인 성생활을 했습니다! 장애로 인한 유일한 어려움은 다리를 벌리기 어려운 내 엉덩이였습니다. 우리는 긴 전희(foreplay)가 몸의 경직을 풀어 주는 데 도움이 되고 성행위 자세를 편하게 해 준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비록 장애가 심하기는 했지만 어니는 내가 아는 사람 가운데 성적으로 가장 매력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자부심이 강하고 완고했지만 동시에 어린아이와도 같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몸에 대하여 열정적이고 부끄러워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부드러움이 내가 가지고 있다고 이제껏 깨닫지 못한 어떤 것을 내 안에 일깨워 주었습니다."

 

사례 3. 뇌성마비 장애인

 

라첼(Rochell)은 뇌성마비를 갖고 태어났다. 그러나 그녀의 장애는 다리에만 영향을 미쳤다. 그녀는 다만 걸음걸이가 서툴고 발을 절며, 균형을 잡는 데 어려움을 느낄 뿐이다. 라첼의 남편 테리(Terry) 또한 뇌성마비 장애인이지만 겉보기에는 드러나지 않는다. 팔과 몸에만 경직성을 가지고 있는 테리의 장애는 그가 글씨를 쓸 때 외에는 분명히 나타나지 않는다.

 

"테리와 저는 아주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하고 있어요. 우리는 둘 다 매우 성적인 존재입니다. 우리의 장애가 수적으로 만족스러운 섹스를 갖지 못하도록 한다면, 우리는 질적으로 만족스러운 섹스를 만들어 냅니다. 내 다리가 경직되어 있다는 것은 다른 여성들이 하는 것처럼 침대에서 활동적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교를 하는 동안 저는 주로 체위를 자주 바꾸어야 합니다. 그러나 큰 힘이 드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흥분하면 할수록 다리가 경직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따라서 우리는 그 대가를 지불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사실 테리와 섹스를 하는 동안에 저는 조금도 장애를 느끼지 못합니다. 장애는 정말로 거기에 끼여들지 못합니다."

 

사례 4. 근디스트로피

 

(Jim)은 유아시절 근디스트로피 장애를 갖게 되었다. 그는 현재 36세이며, 입으로 작동시키는 전동 휠체어로 이동을 하고 있다. 현재 짐에게 있어서 가장 큰 관심사는 한 여성과 의미 있는 관계를 즐기는 것이다.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그가 가진 관계는 친구 사이가 전부였다. 몇몇 여성에게 열중한 적이 있었지만 이제까지 서로 애정 관계로 발전하지는 못했고 물론 섹스는 해보지 못했다. 그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성적인 행동은 상상하거나 자위를 하는 것이었다. 짐의 근육이 약해져 때로는 자위조차 매우 어려울 경우가 있으며 따라서 그는 오르가즘을 자주 느낄 수가 없다.

 

"저는 발기를 지속시키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필요하다면 오랄 섹스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섹스를 하게 될 때를 위해서 저는 이미 계획을 다 세워 두고 있습니다. 바로 그 파트너를 발견한다는 것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어려울 뿐입니다."

 

사례 5. 근위축증

 

아이린느(Irene)38세 된 여자로 호흡곤란을 가져오는 드문 병을 가지고 태어났다. 유아시절 근위측증의 결과로 아이린느는 척추가 심하게 만곡이 되어 있으며, 척추가 한 쪽으로 휘어져 있어 그녀의 내부기관들은 압박을 받아 허파는 숨쉬기에 충분한 공간을 갖고 있지 못하다. 현재 그녀는 기관절개수술(목에 구멍을 뚫고 튜브를 꽂아 숨쉬기 편하게 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것은 호흡을 할 때마다 필요한 양의 산소를 줄이기 위해서 였다.

 

"내 장애에 대해서 인내와 이해심을 가지고 있는 대단한 남자와 결혼할 수 있었던 것은 제게 행운이었습니다. 도일(Doyle)과 저는 완전히 밀착된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그는 더욱이 내가 이전에 가능하리라고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섹스를 나에게 즐거운 것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제가 그를 만나기 전에는 성경험이 거의 없었습니다. 우리가 결혼했을 때, 그는 나의 성적인 부족함에 대해 부드러움과 달콤함과 너그러운 태도로 섹스의 과정을 배울 수 있도록 지도해 주었습니다."

 

"우리가 사랑을 나눌 때 호흡 장애로 인해 저는 숨쉬기에 어려움을 느끼곤 합니다. 절정에 이르렀을 때의 숨가쁨과 헐떡거림은 상상 이상입니다. 만약 제가 정말 섹스에 몰입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흥분되지 않는다면, 크게 숨을 쉬는 것은 제가 산소를 얻기 위한 노력일 뿐입니다. 주로 호흡 곤란 때문에 저는 섹스에 대한 욕구를 줄여야만 합니다. 전혀 호흡을 하지 못하게 될까봐 두렵기 때문이죠. 도일은 이 점에 대해 이해를 해 주었습니다. 만약 그의 인내가 없었다면 섹스는 내게 있어 즐거운 경험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도일은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고, 정말로 흥분했을 때 절정에 도달하기란 쉽다는 것을 저는 알게 되었습니다. 일단 우리 둘이 섹스에 들어가게 되면 저는 호흡 곤란에 대한 모든 걱정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사례 6. 척수손상 장애인

 

사고로 척수 손상을 입은 남성 사지마비 장애인 제이미(Jaimie)는 사고 후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형성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사회적인 관계를 포기하고 있을 무렵, 그는 말리나(Marlina)를 학교친구의 소개로 만났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고, 두 사람은 항상 붙어 다녔으며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말리나는 오랫동안 잠자던 내 성적 능력을 다시 일깨워 주었습니다. 사고 전과 같은 느낌을 다시 한 번 갖게 된다는 것은 나에게 구원과 같았습니다. 곧 말리나와 저는 성적으로 친밀하게 되었습니다. 제게 있어서 이것은 정말 놀라운 사건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육체적으로 한 여인에게 성적인 즐거움을 줄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으며, 내가 그런 식으로 해 주기를 원할 여성이 있으리라고는 예상치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말리나의 도움과 협조로 우리는 서로의 성적인 욕구를 만족할 수가 있었습니다."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내가 휠체어에서 침대로 이동하는 데, 또는 침대에서 휠체어로 이동하는 데 두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침대에서 섹스를 하려면 다른 누군가와 꼭 함께 있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대부분의 경우 내가 휠체어에 앉은 채 섹스를 했습니다. 이러한 자세는 말리나가 상당히 민첩해야 했지만, 그녀가 기꺼이 하려 했고, 할 수 있는 한, 저 또한 할 수 있습니다."

 

"아무런 느낌이 없지만 발기를 할 수 있고 사실 그것으로 아주 충분하죠. 말리나와 저는 일반적인 방법, 즉 휠체어에 앉아 있는 제 위로 말리나가 양다리를 벌리고 올라앉는 자세로 성교를 합니다. 섹스를 하는 동안 도뇨관과 소변백은 그대로 둡니다. 단지 제 음경 뒤쪽에 접어 둘 뿐이죠. 나에게 가장 즐겁고 자극적인 섹스는 다양한 오랄 섹스입니다. 제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그녀의 질 안에 삽입한 채 말리나의 아래쪽으로 향하죠. 엄지손가락에는 감각이 여전히 남아 있고, 따라서 우리가 격렬히 사랑을 나누는 동안 제가 느끼는 마찰과 압력은 나를 흥분시킵니다. 놀랍게 들리겠지만, 내 엄지손가락은 이제 나의 성 기관이 되었습니다."

 

"비록 사정을 하지는 못하지만 엄지손가락과 입과 혀로 느낄 수 있는 자극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강렬합니다. 단순한 섹스 이상으로, 우리의 사랑을 이렇게 만족스러운 경험으로 만드는 것은 친밀한 언어와 전적인 결합입니다."

 

사례 7. 척수손상 장애인

 

앨린 스토올( EleenStohl)은 교통사고로 사지마비가 된 여성이다. 그녀의 장애는 경추의 부분적인 손상이어서 그녀의 많은 부분이 마비되고, 몸의 여러 부분이 뜨겁거나 차가운 것 등을 느끼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음부에는 감각이 남아 있었다.

 

"소변 조절을 위해서 보호용 속옷을 입어야하는 저로서는 그것이 성적인 느낌을 갖도록 자극이 되기도 합니다. 저의 음부는 아주 예민하기 때문에 오르가즘이 임박했을 때의 느낌은 마치 소변을 보고 싶을 때와 똑같습니다. 그러나 종종 절정에 가까웠을 때 대부분 스스로 중단하고 맙니다. 가끔 나는 어떤 남성과 사랑을 나누곤 하지만 주위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중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나를 에워싸는 두려움은 휠체어 출입이 자유로운 욕실이 있는 저의 집이나 그와 비슷한 곳으로 저의 성적인 행동을 제한시킵니다. 해변에서, 자동차 안에서 혹은 사무실에서의 빠른 섹스는 저의 몫이 아닙니다."

 

"섹스 전의 저는 언제나 방광을 비워 놓습니다. 그리고 우리 둘 다 편안한 장소에서 사랑을 나누죠. 저는 섹스와 성적 능력에 관한 많은 책을 일고 저의 능력에 꼭 맞는 자신만의 섹스 테크닉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가끔 저는 제가 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방법까지 시도해 봅니다. 왜냐하면 할 수 없다는 것은 일단 해 본 후에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죠."

 

사례 8. 척수손상 장애인

.

프랭크(Frank)는 수술을 받다가 잘못되어 척수장애로 편마비가 된 48세의 남자이다. 그는 장애를 입은 후 40세의 여성, (Lee)와 재혼을 했다.

 

"그녀는 저의 신체적인 문제점들을 이해했습니다. 제가 마비라는 사실이 그녀를 괴롭힌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리는 놀라운 사람이었고 외모와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이었습니다. 저의 재혼은 장애인으로서의 남성적 능력과 성적 능력에 대해 가졌던 두려움이 공연한 기우였음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제가 언제나 대부분의 남성과 여성들이 경험하는 일반적인 섹스를 그리워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지금까지 행하고 있는 방법을 소중히 여깁니다. 우리는 아마 흔치 않는 방식으로 사랑을 나눌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은 부부로서의 보상이며, 만족이며, 의미 있는 일이었습니다." "발기를 할 수 없게 된 이래로 손으로 하는 자극과 오랄 섹스가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사랑을 나누는 방법으로, 나의 성생활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습니다. 나를 만나기 전의 리는 전혀 오랄 섹스에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의 신체적인 제약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를 나눈 후 우리는 다양한 성적인 선택을 경험하자는 데 일치를 보았습니다. 그녀는 이제 우리가 섹스를 하면서 경험한 것들이 그녀가 이제까지 경험했던 그 어떤 것보다 만족스럽다고 이야기합니다."

 

사례 9. 척수손상 장애인

 

29세의 여성인 벳시(Betsy)는 사지마비 장애인으로 다리를 움직일 수 없고, 손과 발의 사용에도 제약이 있어 전동 휠체어를 사용하며, 일상생활에서 조력자를 필요로 한다. 그녀는 같은 사지마비 장애인으로 역시 휠체어를 타는 데이빗(David)과 결혼을 했다.

 

"사람들이 우리가 함께 있는 것을 볼 때마다 그들의 마음속에 스치는 첫 번째 생각 가운데 하나는, '세상에, 저 사람들이 어떻게 사랑을 나눌까?' 라는 것입니다. 그 대답은, '염려해 줘서 고맙지만 아주 잘 하죠'라는 것입니다. 데이빗은 내가 성적인 관계를 가진 유일한 남성입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아주 좋은 파트너입니다. 어쨌든 우리는 둘 다 마비 장애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방식으로 섹스를 느낄 수 없습니다. 데이빗은 때때로 발기에 어려움을 갖습니다. 또한 실제로 성교를 할 때도 우리는 그것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데이빗과 저는 멋진 성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마비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은 환상적인 함께 함이며, 친밀함이고 키스와 자극입니다. 이를테면 여러 다양하고 더 멋진 체위를 사용한다거나, 우리가 갈 수 없는 장소에서 사랑을 나누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서로에게 있어 우리의 몸은 아름답고 멋집니다. 사랑을 나눌 때 우리는 성적인 리듬에 함께 들어가며, 서로 만족시키는 방법으로 절정에 오릅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좋아하는 것과 원하는 것에 대해 정확히 이야기를 하며 그대로 행합니다. 대화는 특히 중요합니다. 저는 많이 움직일 수 없고 데이빗은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섹스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3] 국내에서의 성재활 사례

- 척수손상장애인을 중심으로

 

 

* 시작하는 말

 

지난 한 주간 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는 계절'이라는데 여러분들은 건강하게 지내십니까? 운동을 열심히 하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여름에는 너무 덥고 짜증나고 힘들어서 운동하기가 정말 힘드셨죠? 이제는 운동하기 적당한 기온입니다. ()과 함께 살만 찌우지 말고 우리 다 같이 운동합시다.

제가 국립재활병원에서 '어느 과'의 과장인지 아시는 분 손들어 보세요. 네 아주 많군요. 그래요 위에 이름 앞에 써 있는 대로 척수손상재활과장입니다. 왜 이런 말을 하냐면요, 오늘의 국내사례는 다양한 장애인들의 사례를 제가 알 수 없어서, 제가 주로 만나는 사랑하는 척수손상장애인들을 중심으로 경험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다른 장애가 있는 분들은 섭섭하세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제가 척수손상재활 과장인 것을......

물론 다른 장애가 있는 분들, 예를 들어 뇌졸중, 소아마비, 뇌성마비 장애인들도 제 외래에 오셔서 성재활 상담을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보면 다른 장애보다 척수장애가 성기능에 제일 많은 문제를 일으킵니다. 따라서 척수장애인의 성문제만 잘 해결할 수 있다면 다른 장애에서 발생하는 성문제는 쉬운 일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척수손상 장애인들의 성재활사례를 말씀드립니다. 2년전 대한재활의학회 추계 학술대회에서 (재활의학회는 전국의 재활의학과 의사들이 모이는 학술적인 모임입니다.) 흥미있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그 내용은? 궁금하시죠. 잘 들으세요.(아니 잘 보세요).

한 젊은 여성이 사고로 인해 경추가 골절이 되었습니다. 혹시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경추중에서도 아주 높게 다치면 팔을 전혀 움직일 수 없습니다. 이 분이 바로 경수 4번을 다쳐서 팔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분이었습니다. 오직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입으로 마우스 스틱(나무젓가락처럼 생긴 것)을 물고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일이었습니다. 여러분! 한석규와 전도연이 출연한 영화 '접속'을 보셨나요? 컴퓨터 통신을 통해 꿈같은 사랑이 이루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아 글쎄, 이 여자 분도 컴퓨터 통신을 통해 남자를 만났대요!!! 그래서 둘이는 마음 속 깊은 대화를 시작했고, 어느덧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순간으로 다가간 것이었습니다.

어찌 되었을 까요? 온갖 어려움을 물리치고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겠습니까? 목 이하로는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신부와 비장애인 신랑이 결혼하는데......) 드디어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축복으로 두 사람 사이에서 아들을 주셔서 아주 잘 키우고 있습니다. 어때요, 부럽죠? 이 분처럼 심한 장애를 입은 분들도 결혼해서 아이 낳고 잘 사는데,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절대 포기할 수 없겠죠?

어제는 어떤 남성 척수장애인이 결혼하여 아이를 갖고 싶어서 노력했으나 잘 안되어, 병원에서 인공수정을 했는데, 무려 세 쌍둥이를 낳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인공수정을 할 때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수정란을 여러 개 자궁에 넣어주는 경우가 있어 인공수정시 쌍둥이가 많이 생깁니다.) 한꺼번에 세 명의 자녀를 얻었으니 기쁘긴 할텐데,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클 때까지는 고생을 하시겠더라구요.

* 자 이제, 본격적으로 사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요?

 

사례 1.

 

이씨는 교통사고로 요추 1번을 타쳐 하반신 마비가 된 40세 된 남자환자입니다. 발기가 충분히 되지 않아 처음에는 부부생활을 생각하지도 않고 지내다가 나중에 성재활교육을 받고 만족할 만한 부부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다치고 나서 국립재활원에 입원하여 열심히 재활치료만 받다가, 성에 대한 정보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척수장애인을 위한 성재활 교육'을 처음 받았습니다. '이런 교육도 있구나, 하나의 프로그램이지'하는 생각만 했지요. 그러다가 국립재활병원을 퇴원하였고, 사고 후 1년 정도가 지나니 혼자 생활이 가능하게 되었어요. 그러자 점점 그 쪽에 관심을 가지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발기는 전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립재활병원 외래에서 과장님과 면담 후 카바제트를 테스트하여 사용하게 되었지요. 결과는 대만족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주사 놓는 것이 불편하고 어색했는데, 사용하다보면 요령이 생겨서 나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게 되었지요."

 

"성교 횟수는 사고 전에는 주 2회 정도였는데 사고 후에는 카바제트를 사용해서 주 2회정도 부부생활을 해요. 카바제트는 맨 처음에는 1앰플을 가지고 사용했는데 (3-4시간 발기 지속) 자주 사용하다보니 약용량이 자꾸 줄어서 1앰플을 가지고 5-6회 사용할 수 있었어요. 삽입 전 충분히 전희를 갖고 다치기 전과 똑같이 다양한 체위, 서로 좋아하는 체위로 부부생활을 했고 지금도 사고 전과 거의 다를 게 없어요. 물론 조금 불편한 감은 있지요."

 

"맨 처음에는 주사약에 의존하면서까지 꼭 부부생활을 해야하나 하는 기분을 가지게 되는데, 나중에는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고 주사약을 사용하고 나서 부작용도 전혀 없었어요. 다치기 전에는 극치감을 항상 느꼈어요. 오르가즘을 다치기 전과 비교하면 안되고 정신적인 교감은 더 좋아졌지요. 사정은 처음에는 안되었는데 지금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가능해졌어요. 서로 만족도가 중요한 것이지요. 주사약을 쓸 때 중요한 것은 아내에게 확실하게 말하는 것이지요. 주사 바늘을 보면 처음에는 혐오감을 느낄 수도 있어요. 아내에게 충분히 설명을 하면 공감대가 형성되지요."

 

"적극적으로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부부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해요. 내가 다쳤으니까 의무적으로 해야지 하는 식은 부작용이 있을 것이고 환자 자신도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질 수 있어요. 그런 생각을 하지 말고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부부생활을 한다면 정상적일 때보다 더 좋아질 수 있어요. 또 청결한 것이 중요하지요. 술을 먹고 기분대로 절제 없이 부부생활을 한다면 좋은 방법은 아니죠."

 

"5, 7살 딸이 둘이에요. 아내가 아들 하나 더 낳기를 바래요. 처음에는 나에겐 충격적인 애기였는데, 애들 엄마가 원하니까 아이를 하나 더 갖을까 생각 중이에요. 저의 경험에 비취어 보면 아내와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중요하고, 또 용기를 가지고 성생활에 도전해 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성생활을 다시 하게 되니까, 가정도 원만해지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부부간의 사랑도 더욱 커지게 되었지요.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 남자로서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것 같았어요. 자신있게 도전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지요."

 

사례 2.

 

신씨는 교통사고로 제 6번 경추골절에 의한 사지마비가 된 36세의 남자로, 손상 후 국립재활병원에서 성재활교육을 받기 전에는 한 번도 부부생활에 대해서는 시도해 본 적도 없었으며 포기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다.

 

"성재활에 대한 정보는 국립재활병원에 오기 전에는 전혀 들어보지도 못했고 상상도 못해 봤어요. 장애를 입은 사람 중에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있었지만 성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기는 좀 쑥스러워 물어볼 생각도 못했어요. 그런데 성재활 교육시간에 척수장애인 부부의 성생활이 직접 나오는 비디오를 보고 나서 우리 부부도 시도해보자는 용기를 얻게 되었고 입원기간동안 외박을 나가서 시도를 해보았어요. 결과는 성공이었죠."

 

"성교 횟수는 사고 전에는 이틀에 한 번 정도였는데, 지금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해요. 성교 전에는 충분히 애무를 해요. 오르가즘도 사고 후 더 일찍 느껴지지만 충분히 느껴지고요. 발기는 사고 전보다는 조금 떨어지지만 충분히 지속되는데, 마음대로 조절은 안되요. 그래서 콘돔 사용이 안될 것 같아 사용은 안 해봤어요. 아내가 경구용 피임약에 부작용이 있어서 피임을 못하고 있지요. 그래서 임신이 된 적도 있었는데 지금 딸이 2명이고 경제적으로 형편이 안될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수술을 했어요. 아내나 내가 영구피임 수술을 해야 겠어요."

 

"처음에 시도할 때는 내가 위에서 시도해 봤는데, 팔다리를 움직이는 게 잘 안되니까 어려웠어요. 지금은 아내가 위로 올라가는 체위를 사용해요. 성교 도중 실금이 된 적도 있었어요. 처믐에는 너무 당황되고 부끄러웠는데, 아내가 얼른 닦아주고 그리고 나서 다시 시작했어요. 서로 이해하는 마음만 있으면 그런 것은 별 문제가 안된다고 생각해요."

 

"집사람이 성생활을 즐기는 편이 아니에요. 부모님, 형제들과 같은 집에 살고 있고, 애들과 같은 방에서 지내고 있는데 이런 주위 환경때문인 것 같아요. 봄에 애들 데리고 분가를 할 예정인데 그때가 되면 지금보다 휠씬 더 적극적인 성생활을 하게 될 것 같아요."

 

사례 3.

 

이번 사례는 경수손상 장애인 신랑과 결혼하여 아이를 낳은 간호사 이야기입니다. 지난 봄 국립재활원에서 매스컴을 많이 탄 사람이 생겼습니다. 우리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는 K간호사입니다. 35세인 K간호사가 32세의 경수 장애인인 한씨와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것이 알려지면서부터입니다. , 이제부터 K간호사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다음 글은 여성동아 및 여성중앙 6월호에 실렸던 내용을 발췌하여 적은 글입니다)

 

"96101, 병원에서 남편을 처음 보왔을 때의 인상은 '좋은 사람이다'하는 정도였습니다. 경추 6,7번 골절로 인해 척수가 손상되어 사지가 마비된 남편은 휠체어에서 침대로의 이동도 스스로 완전하게 하지 못하는 상태였지요. 혼자 화장실 가서 용무를 마치고 휠체어에 옮겨 앉으려다 바닥에 굴러 겨우 벽을 잡고 다시 일어나 병실의 침대에 오기까지 1시간이상이 걸리는 일도 있었다고 해요. 그래도 좌절하거나 힘들다는 내색을 안해요. 그런 모습에서 나보다 나이가 어린 남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남편이 퇴원하던 날, 저보고 연락처를 좀 달라고 했어요. 워낙 친하게 지내고 열심히 재활훈련을 했던 환자라 선뜻 호출번호를 줬죠. 하지만 그때까지도 이 사람과 결혼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했어요. 처음에는 그냥 안부 정도를 묻는 전화였어요. 그러다가 나중에는 아침마다 삐삐가 와요. 일어나라구요. 그때 남편의 음성 멧세지를 들으며 아침을 시작했어요. 그렇게 남편의 목소리로 시작되고 마감되는 날들이 계속되면서 어느새 이 이가 제 마음속에 커다랗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호출기에 음성 멧세지를 남기면서 시작된 두 사람의 교제는 어느덧 사랑으로 발전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두 사람은 결혼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고, 어느 날 한씨는 ", 결심했어"하는 말을 했다. 그 말을 청혼의 말로 알아들었던 K간호사는 ", 잘했어"하는 말로 응답을 했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아무런 무리가 없었지만 그 후부터는 편견의 늪과 싸워야 하는 나날이 계속되었다. K간호사의 부모님은 독신을 고집하고 있던 딸이 "결혼할 사람이 있다"고 하자 뛸 듯이 기뻐하셨다. 그런데 "그 남자가 휠체어를 타는 사람"이라고 하니 기절할 지경이 되었다. 어머니도 어머니지만 아버지의 반대가 더욱 극심했다. 사람을 만나 보기도 전에 첫마디가 "실망했다. 안만나 보겠다"였다. 차라리 독신으로 살라고 했다.

국립재활병원에 재입원 후 퇴원하던 날, 한씨가 퇴원하면서 K간호사는 인천의 친정집으로 퇴근하는 대신 한씨의 집으로 갔다. 거기서 하룻밤을 보내고 서울로 출근했다. 그렇게 4개월을 지내던 어느날, 두 사람은 뜻하지 않은 큰 소식을 맞게 되었다. 친정집의 반대가 워낙 완강해 차라리 "덜컥 임신이 되어 그것을 핑계로 결혼승낙을 받아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던 K간호사였는데 그것이 실행된 것이었다. 성인인 남녀가 피임도 없이 관계를 가졌으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한씨가 척수장애인인지라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검진을 받으러 산부인과를 처음 갔을 때 주치의가 '정상적인 방법으로 아이를 가졌느냐'고 물었어요. '그럼 우리가 인공수정이라도 했을까요'라고 대답을 했는데, 의사들도 그럴 정돈데 일반사람들이야 어떠하겠어요."

 

K간호사는 척수장애인도 얼마든지 성생활이 가능하고 보통사람들과 다름없이 오르가즘도 느낄 수 있는데 일반인들은 '성불능일 것이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경추를 다친 사지마비 환자나 상부 흉추를 다친 경우에는 반사에 의한 발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여성상위 체위로 하면 얼마든지 부부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막연하게나마 '2세를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염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성생활에서만큼은 걱정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국립재활원에서는 지난 95년부터 국내에서는 최초로 성재활교육을 실시, 척수장애 후 나타나는 신체적, 성적인 변화에서부터 임신과 출산, 피임법, 효과적인 체위, 그리고 남성장애인의 겨우 발기의 문제와 사정, 임신가능성 등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처음엔 잘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성경험이 없어서 남편의 리드에 따라 실행을 하기는 했는데 통증도 심하고 방법도 익숙하지 않아 어색했지요. 발기는 되었지만 사정이 안되어 실망했는데 경험이 거듭되면 나아지겠지 하고 느긋한 마음을 먹고 3차례 이상 시도했을 때 남편은 사정도 가능했어요. 그 다음부터는 아무 트러블이 없었어요."

 

K간호사는 배부르기 전에 미뤄두었던 결혼식을 거행할 결심으로 친정집에 소식을 알렸다. 친정 어머니는 딸이 "아이를 가졌고 결혼날짜를 1230일로 정했다"로 하자 "그렇게도 좋으면 해야지"하고 마음을 돌렸다. 친정어머니는 사윗감이 장애인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거동도 못하고 성불능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운전도 하고 혼자서 일상생활도 하며 정상적인 방법으로 아이까지 갖게 되자 안심하는 눈치였다.

 

"다행히도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겨우 마음의 문을 여신 아버지는 결혼식날 참석을 하셨어요. 친정아버지와 그는 결혼식장에서 첫 대면을 한 셈인데 두 사람이 손을 잡는 장면을 보니 눈물이 찡했어요. 행복하게 잘 살아야지 결심했지요."

 

K간호사는 아주 건강한 사내아이를 8시간 진통 끝에 순산했다. 꼬물꼬물 이불 속에서 발가락을 달싹거리던 아들이 이제 11개월이 되어 걸음마를 하려고 벽을 잡고 일어선다. 남편 한씨는 차량운전을 통하여 다른 장애인을 돕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고, 결혼을 결사반대 하시던 한씨의 장인어른은 지금은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되셨다.

 

* 맺는 말

 

자 여러분, 잘 읽어보셨어요. 열심히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죠? 여러분들도 포기하지 말고 끝없이 노력하세요. '장애인도 결혼할 수 있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다'고 이 연사 큰 소리로 외칩니다!!!

 

오늘의 퀴즈)

 

다음은 O, X 문제입니다. 맞는 답을 고르세요.

 

1. 장애인도 결혼할 수 있다. ( O, X )

2. 장애인도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다. ( O, X )

3. 장애인도 성생활을 할 수 있다. ( O, X )

4. 장애인도 자녀를 나을 수 있다. ( O, X )

5. 이범석 과장이 운영하는 '장애인 성재활' 강의는 너무너무 재미있다. ( O, X )

 

정답) 모두 O입니다. 뭐라구요? 5번만 빼고 O라고요? 이렇게 답 고른 사람은 이번 강좌 학점은 '낙제'입니다.

[4]남성 장애인의 발기문제의 해결

 

지난 한 주간도 안녕하셨습니까? 추석 연휴는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제가 근무하는 국립재활병원도 추석 때가 되면 많은 입원 환자 분들이 외박을 신청해서 병실이 많이 비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추석 명절에 다녀올 곳이 있는 분들이 그나마 행복한 것이 아닐는지요. 어쨌든 풍성한 계절인 가을이 다가왔습니다. 자 오늘도 기쁜 마음으로 강의를 시작합시다.

'선생님, 발기가 뭐예요?' 지난 번 국립재활병원에서 성재활 교육을 하고 질문을 받는 시간에 이제 막 소녀 티를 벗은 젊은 여성 척수 장애인이 던진 질문입니다. 그 순간 강의를 하고 있던 저와 강의를 듣던 참석자들이 모두 긴장할 수밖에 없었지요. 여러분 발기가 무엇인지 아세요? 혹시 발기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이 글을 계속 읽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해보세요. 미성년자 관람 불가!!!

사실 장애인의 성재활 상담을 해보면 많은 경우에 있어서 남성의 발기문제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따라서 오늘 남성 장애인들의 발기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려고 합니다. , 준비되었으면, 출발!

 

1. 발기란 무엇인가요?

 

남성의 성기(penis)가 크기가 커지고 딱딱해져서, 여성의 성기에 삽입이 가능해지는 상태로 되는 것이 발기입니다. 발기는 몸 속의 혈관과 신경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과정의 결과로 나타나게 됩니다. 즉 남성이 성적인 자극을 경험할 때, 성기 내의 혈관들은 확장이 됩니다. 이것은 더 많은 혈액이 성기 속으로 빨리 들어갈 수 있게 해 줍니다. 이와 동시에, 평상시 성기로부터 혈액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통로인 정맥은 수축되어 혈액이 성기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이 제한됩니다. 많은 혈액이 성기로 흘러 들어가고 외부로는 적게 빠져나가면서, 성기는 커지고 발기가 일어나게 됩니다. 뭐라고요, 복잡해서 잘 모르겠다고요? 쉽게 이야기하면 고무 풍선에 물이 많이 들어가면 부피가 커지고 단단해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흔히들 남성의 발기능력으로 '정력이 세다'라고 평가되고 있으며, 이러한 발기능력을 늘리는 식품들이 우리나라에서 정력제라는 미명하에 온갖 이상한 것들을 먹고 있는 현실에 비취어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겉으로는 얌전한 척해도) 발기 능력에 이상하리만큼 강한 집착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 중에는 정력에 좋다는 이유로 징그러운 동물들을 먹어본 사람 혹시 없습니까?

 

2. 발기부전증이란 무엇이고 원인은 무엇입니까?

 

발기부전증은 남녀 모두가 만족스러울 정도의 성행위를 할 수 있도록 발기가 충분하지 않거나 발기가 되더라도 유지가 되지 못하는 증상이 계속되는 것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성인 남성의 5-10%는 발기부전증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비 장애인에게 있어서도 발기부전은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는 질환입니다. 이렇다보니 98년부터 시판되기 시작한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가 전세계적으로 그토록 선풍적인 인기를 얻게 된 것이지요.

발기부전의 가장 흔한 요인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 성기로 혈액이 충분히 흘러 들어가는데 어려움을 주는 의학적 조건 : 고혈압, 고 콜레스테롤, 당뇨병, 동맥경화증

* 신경조직과 성기 사이의 연결부분을 가로막는 손상이나 질환으로 인한 신경 외상 : 척수손상, 뇌졸중, 다발성 경화증, 전립선 수술 혹은 결장 수술

* 정신적 조건 : 불안, 스트레스

* 다른 의학적 조건 : 신장질환, 간장질환, 우울증, 호르몬질환

* 흡연, 과도한 알코올 섭취와 약물 복용

* 부작용으로 발기부전을 일으키는 약물 : 이뇨제, 고혈압 치료제, 고지혈증 치료제, 당뇨병 치료제, 우울증 치료제, 항암제중 일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간질 치료제

 

3. 장애인과 발기부전

 

장애인들 중에 발기부전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특히 중추신경계의 손상이 동반된 척수손상, 척수 종양, 뇌졸중 등의 장애인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많은 경우 장애인들이 발기부전 문제를 부끄럽게 생각하거나 아예 포기하기 때문에 장애인 중에 자신의 발기 부전 문제를 직접 의사에게 이야기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더 강조하지만, 성문제를 포기하지 마십시오. 대부분의 발기부전은 의학적인 도움으로 해결됩니다.

 

4. 발기문제의 의학적인 해결

 

성재활상담을 하다보면 처음에는 쑥쓰러워 잘 이야기도 안하던 분들이 나중에 이야기가 길어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본인의 이야기들을 하게 됩니다. 결혼하신 장애인분들이 결국에는 가장 고민스러운 발기문제를 꺼내게 되지요. 그래서 의학적인 도움 중 발기문제를 해결해 드리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의학적으로 발기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최근에도 좋은 방법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방법들을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먹는 약 : 비아그라

 

비아그라가 무엇인지 모르시는 분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그만큼 비아그라가 유명해져서 우리나라에서도 시판이 되기도 전에 몰래 들여와서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비아그라는 가히 남성의 성생활에 혁명을 일으켰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로 984월에 미국에서 시판된 이후로 전세계적으로 놀랄만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5mg, 50mg에 대해서는 식품의약품 안정청의 허가가 내려져서 이제 10월부터는 시판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비아그라는 먹는 발기 유발제입니다. 그 용기전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은 복잡하지만 간단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남성은 성적 자극을 받을 때 혈관내피세포에서 산화질소가 생겨서 GTP라는 물질을 cGMP로 변화시켜줍니다. cGMP라는 효소가 남성 성기 속의 음경해면체에 혈액을 몰리게 해서 발기를 시켜주게 됩니다. 비아그라는 바로 이 cGMP가 다시 GTP로 돌아가는 것을 차단하는 약입니다. 설명이 좀 복잡하죠. 간단히 말하면 비아그라는 성기속에 cGMP라는 효소를 통해 발기를 유발시키는 약입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비아그라에 대해서 두 가지 의문점이 있습니다.

첫째, 비아그라가 장애인에게도 효과가 있나요?

제가 만나는 많은 척수장애인들이 꼭 물어보는 질문입니다. 연구에 의하면 척수장애인을 비롯한 장애인들에게도 비아그라가 약 70%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정도의 효과는 매우 높은 편에 속합니다. 우리병원에서의 경험도 아직 통계적으로 나타낼 정도는 아니지만 많은 경우에서 비아그라에 효과가 있었습니다.

둘째, 비아그라의 부작용이 무서워요.

맞습니다. 방송에서도 보도가 되듯이 비아그라를 복용하고 사망한 예까지 있으니 마음놓고 쉽게 먹을 수 있는 약은 아닙니다. 특히 심장약을 먹고 있는 분들은 담당 의사선생님의 정밀한 진찰을 받은 후 복용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의사선생님의 진료를 받고 심장질환이 없는 지를 확인하고 복용한다면 그다지 많이 염려할 정도는 아닙니다. 간단한 부작용으로는 두통, 졸림, 안면홍조, 소화장애 등이 있습니다. 가격은 약 만원에서 만 이천원에 판매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2) 음경진공흡입기 사용법

 

기구에 음경을 넣고 펌프로 공기를 빼내어 기구 내의 압력을 떨어뜨리면 음경으로 피가 몰려서 발기가 되는데, 이때 음경의 뿌리 쪽을 고무 링으로 묶어 혈액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면 발기가 지속됩니다. 이 방법은 안전하고 통증이 없으며 비용이 저렴한 장점이 있으나, 발기를 지속하는 동안 고무밴드를 계속 끼우고 있어야 하고 30분 이상 발기를 계속할 수 없으며, 작동하는데 숙련이 필요한 단점이 있습니다. 이 방법은 감각이 저하된 척수손상환자들에게 피부손상, 조직괴사 등의 합병증을 줄 수 있어 정확히 배워서 사용해야 하는 방법입니다.

국립재활병원에서 몇 명에게 이 방법을 써 봤는데, 방법이 익숙치않아서 그런지, 만족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떤 연구에서는 미국에서 만든 진공흡입기는 한국인 신체조건과 맞지 않아 성공률이 낮고, 일본에서 만든 진공흡입기를 사용했더니 성공률이 높았다고 보고하였습니다. 가격은 약 20-30만원대 입니다.

 

3) 주사법 : 음경내 약물주사법

 

이 방법은 음경의 발기 조직인 음경해면체내로 약물을 주사하여 혈액이 많이 공급되도록 하여 발기를 시키는 방법입니다. 이때 사용하는 약물로는 '프로스타그란딘'이라는 약물이 많이 사용되는데 최근에는 '카비제트'라는 이름으로 1회용 주사기 세트에 모두 준비되어 사용하기 편리한 형태로 시판되고 있습니다. 사용 방법은 성교가 필요한 경우 1cc 주사기로 음경에 환자 스스로 주사를 하면 됩니다.

한가지 주의할 것은 주사용량이 너무 많아서 발기가 4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음경 조직이 손상을 받을 수 있으므로(이것을 발기지속증이라고 부릅니다) 맨 처음 사용하기 전에 반드시 담당의사와 상의하여 용량을 결정하여야 합니다. 발기 시간이 길면 어떤 사람들은 '정력이 세다는 표시니까 좋지 뭐'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발기가 4시간 이상 지속되면 피가 안통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므로, 음경 조직이 상하여(쉽게 말하면 썩어서) 영구적으로 발기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발기지속증은 응급상황입니다. 빨리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국립재활병원에서는 음경내 약물주사법(카바제트)으로 환자들의 발기 부전을 치료하고 있는데 효과도 뛰어나고 사용하기도 간편하여 척수장애인 부부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우리의 경험으로는 약 91%에서 성공률을 보였고, 발기지속시간이 주사전 3분에서 주사 후 56분으로 효과적으로 늘어 났습니다.

주사제의 가격은 약 15천원정도 합니다. 용량은 10, 20 마이크로그램 두종류가 있으며, 주사약을 섞어놓은 다음에는 냉장고에서 보관하면 1주일간은 약효가 지속됩니다.

 

4) 좌약법 : 뮤즈

 

의학기술의 발달로 최근에는 좌약형태의 '뮤즈'(가느다란 관을 이용하여 요도를 통해 약물을 주사하는 방법)가 개발되어 국내에서도 시판 중입니다. 처음에 개발이 되었을 당시에는 주사제의 불편함을 해결해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 것이라고 생각되었는데, 안타깝게도 뮤즈가 개발되고 나서 바로 비아그라가 개발되어, 비아그라에 눌려 그 인기가 시들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국립재활병원에서도 몇 명의 척수손상 장애인이 시도해 보았는데, 주사제보다는 간편한 잇점이 있는 반면, 효과면에서는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가격은 한 개당 약 3-4만원 정도 합니다.

 

5) 수술법 : 음경보형물 삽입술

 

, 다음은 마지막으로 수술법입니다. 남성의 성기에 딱딱한 막대기를 넣어주는 수술을 하는 것이지요. 척수장애인에서의 성기능재활을 위한 마지막 방법으로 음경보형물 삽입술이 추천되고 있습니다. 음경보형물 삽입술은 음경해면체내에 막대기나 물주머니 등의 보형물을 넣어주는 수술을 말합니다.

보형물의 종류에 따라 굴곡형, 팽창형, 자가팽창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굴곡형 보형물은 막대 중앙에 은봉이나 스테인레스 스틸이 들어 있어 크기와 강직도가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어 평상시에도 발기된 상태로 유지되어 있습니다. 성교나 배뇨 시는 앞으로 펼 수 있고 평상시에는 아래로 굽힐 수 있어 앞으로 돌출 되는 불편함을 일부 해결할 수 있습니다. 장점으로는 시술이 간편하고 기구의 고장 등의 합병증이 거의 없으며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점이고, 넬라톤을 하거나 콘돔형 소변백을 차는 환자에서 좋습니다.

팽창형 보형물은 펌프, 실린더, 물주머니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펌프를 누르면 물주머니 속의 물이 실린더 내로 이동하여 발기가 되고 다시 스위치를 누르면 실린더 내의 물이 물주머니로 되돌아가 다시 이완 상태가 됩니다. 따라서 마음대로 팽창과 이완을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기계적 고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안전하며 질적으로도 우수한 제품들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음경보형물 삽입술에도 합병증이 있을 수 있는 데 그 빈도는 2-5%이내이고, 부작용으로는 감염, 미란, 보형물의 기계적 고장이 있을 수 있으나 현재는 기술의 발전으로 부작용이 많이 줄어들었고 수술성공률도 높아 척수장애인에게 좋은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최근의 추세는 척수장애를 입은 후 우선 진공흡입기나 음경내 약물주사법을 우선적으로 시도해 보고 나서 효과를 보아 가면서 수술을 나중에 고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꼭 수술이 아니더라도 발기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있으며, 또 수술비용이 거의 천만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기 때문입니다.

 

5. 맺음말

 

너무 많은 종류의 의학적인 방법을 소개해주어 오히려 머리가 아프다고요? , 그럼 최종 정리를 해드리겠습니다.

만약 이글을 읽는 당신께서 발기문제로 국립재활병원에 성재활 상담을 하러 오셨다고 합시다. 먼저 제가 진찰을 하겠지요. 원인이 무엇이고, 언제부터 발기에 문제가 있었는지, 그리고 현재 발기는 어느 정도 가능한지, 지속시간은 어떤지 등을 진찰을 통해 알아냅니다.

그 다음에는 개인에게 맞는 방법으로 발기문제를 해결해 드리겠는데, 우선은 가장 쉽고 간편한 방법인 '비아그라' 50mg을 처방합니다. 비아그라 처방하기 전에는 심전도 검사, 심장병이 있었는지, 내과적인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를 검토해서 처방하겠지요. 비아그라로 효과가 있으면 앞으로도 비아그라를 복용하도록 합니다.

만약 비아그라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에는 주사법을 사용합니다. 카바제트 주사용량은 아주 작은 용량에서 시작하여 점차로 용량을 늘려서 개인에게 가장 알맞는 주사용량을 가르쳐줍니다. 이때 혼자서 주사하는 방법까지 같이 교육하여 다음부터는 혼자서 주사할 수 있도록 교육해줍니다.

만약 주사방법으로 발기가 충분히 일어나지 않으면 최후의 수단으로 수술방법을 권유합니다. 비용이 비싸기는 하지만 다른 방법으로는 효과가 없으니 어쩔 수 없지요.

, 오늘 강의를 잘 들으셨나요.(보셨나요?) 그럼 오늘은 이것으로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강의, .

 

오늘의 퀴즈)

 

1) 먹는 약으로 최근에 개발되어 발기부전을 치료하는데 쓰이는 약은?

2) 먹는 약으로 해결이 안될 경우 이차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 1) 라그아비 (거꾸로 읽어야 됨) 2) 법사주 트제바카 (거꾸로 읽어야 됨)

 

* 누가 보면 비아그라와 카바제트 만드는 제약회사의 외판 사원으로 오해 하겠네요. 원래 공개적으로는 상품명을 안쓰는 것이 좋지만, 강의를 들으시는 분들의 편리를 위해서 상품명을 바로 썼습니다.

 

* 나 이범석은 제약회사로부터 '사이버 강좌시간'에 광고해달라는 로비를 전혀 받은 적 없음을 선서함.

[5] 남성 척수 장애인에서의 문제들

 

 

지난 한 주간도 잘 지내셨는지요. 이제는 정말 완전한 가을이군요. 낮에 햇볕은 따뜻하고 하늘은 깨끗한데, 아침저녁으로는 날이 제법 쌀쌀해서 약간 춥게 느껴집니다. 병원에서 입는 와이셔츠도 이제는 긴소매로 바뀌었습니다. 사실 의사들은 치렁치렁한 하얀 가운을 사시사철 입거든요. 그래서 여름에는 '반소매 가운이 있었으면 덜 더울 텐데'라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어쨌거나 이제는 선선한 가을이 되어 기분도 상쾌합니다. 그리고 저의 성재활 강의도 이제 전반부가 지나고 이제 나머지 반이 남았습니다. 오늘도 수업시간에 졸지 말고, 강의를 잘 들으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남성 척수장애인들이 겪는 성의 문제들을 살펴봅시다.

저에게 성재활에 대해 문의하기 위해 찾아오는 장애인들은 대부분 척수장애인입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제가 척수손상재활과장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남성 척수장애인들이 갖고 있는 문제는 발기의 문제, 사정과 임신의 문제가 가장 대표적인 문제입니다.

 

1. 발기의 문제

 

발기의 문제는 지난 시간에 많이 다루었기 때문에 오늘은 척수장애인 문제에 국한해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척수손상을 받으면 성생활은 끝이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 국민들 사이에 '남자가 허리가 약하면 제구실을 못한다'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단순히 허리가 약해도 성생활에 지장이 있는데, '사고로 허리가 부러져 마비가 되었으니 성생활은 당연히 안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래요, 이미 국외 및 내의 사례에서도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척수손상 후에도 성생활을 아주 잘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발기는 '정신적 발기''반사성 발기'로 나누어집니다. 정신적 발기는 우리가 야한 생각을 한다거나 야한 영화 장면을 볼 때 우리도 모르게 발기가 되는 것이고, 반사성 발기는 성기를 만지거나 자극을 줄 때 나타나는 발기입니다. 척수손상 후 발기기능의 회복은 6개월에서 2년에 걸쳐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발기문제가 있는 환자들은 2 년까지는 기다릴 필요가 있으며 수술 등의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그후에 고려해도 늦지 않지요.

그렇다면 척수손상 후 발기는 어느 정도 될까요? 궁금하시죠? , 잘 들어보세요. 남성 척수손상 장애인이 100명이 있다면 그 중에 25명 정도는 발기기능에 문제가 없어서 성교가 가능할 정도로 발기가 됩니다. 그리고 50명 정도는 발기가 되기는 되는데 충분히 딱딱하지 않거나 지속시간이 짧아서 성교가 안되는 불완전 발기상태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25명 정도는 발기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발기 문제에 있어서 의학적인 도움이 필요한 남성 척수 장애인이 약 75%는 되는 것이지요.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 중에 발기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고민하지 마세요. 많은 사람들이 발기가 잘 안되거든요. 그러니 부담 갖지 말고 의사선생님을 찾아가서 상담하세요. 이런 문제로 상담하는 것이 전혀 창피하거나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척수손상 후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증세일 따름입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전체적인 척수손상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통계 말고, 각자의 개인적인 상태에 대해서 물어 보고 싶으시겠지요. 그래서 좀더 자세한 통계를 가르쳐드리려 하는데, 우선 '상부 및 하부운동신경원 손상'이라는 개념부터 이해하셔야 됩니다. 뭐 그렇게 어려운 이야기를 하냐고요? 어렵다고 생각되시면 그냥 넘어가셔도 됩니다. 경추 및 흉추를 다친 사람들은 대개 '상부 운동신경원 손상'에 해당합니다. 이런 분들은 대개가 다리에 '경직'이 나타납니다. 경직이 뭐냐구요. 경직은 다리를 건드리면 빳빳해지거나 덜덜덜 떨리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것을 전에는 강직이라고도 불렀지만 의학용어상으로는 경직이라는 표현이 맞습니다. 어찌되었든 경직이 있으면 '상부 운동신경원 손상'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흉추 중에서 11, 12번을 다친 사람들과 요추를 다친 사람들은 경직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데 이런 분들을 '하부 운동신경원 손상'이라고 부릅니다. 좀 어렵지요?

그 다음에 알아야 할 것은 '완전손상''불완전 손상'입니다. 이건 좀 쉽죠. 다리와 하반신에 감각이 조금도 없으면 완전손상이고, 만지는 감각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으면 불완전 손상입니다. , 왜 이렇게 장황한 설명을 했냐하면요, 다음 내용을 설명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 상부운동신경원 손상이면서 완전 손상의 경우

- 정신적 발기는 0%, 반사성 발기는 70-93%에서 나타납니다.

* 상부운동신경원 손상이면서 불완전 손상의 경우

- 정신적 발기는 19%, 반사성 발기는 99%에서 나타납니다.

* 하부운동신경원 손상이면서 완전 손상의 경우

- 정신적 발기는 26-50%, 반사성 발기는 0%에서 나타납니다.

* 하부운동신경원 손상이면서 불완전 손상의 경우

- 정신적 발기는 80-85%, 반사성 발기는 90%에서 나타납니다.

 

, 개인의 상태에 따른 발기유무를 잘 말씀드렸으니 각자의 경우를 위의 설명에 맞추어 보세요.

그렇다면 발기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결하면 될까요? 잘 모르겠다구요? 아니, 잘 모르시면 어떻게 합니까? 지난 시간에 제가 다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잘 모르겠는 사람은 지난번 강의 시간에 꾸벅꾸벅 졸은 사람이니 반성하세요. 자세한 내용은 지난 주 강의를 참조하시고 오늘 다시 요점정리를 해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만약 발기에 문제가 있는 척수장애인이 우리 병원에 찾아오시면, 일단은 비아그라로 테스트를 합니다. 비아그라는 심장이 안좋은 경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심장에 대한 진찰을 자세히 해드린 후 비아그라 50mg을 복용해봅니다. 비아그라는 복용후 약 1시간 후에 작용이 나타나므로 그때까지 기다려서 충분한 발기가 이루어지는지 알아봅니다. 만약 비아그라로 충분히 발기가 이루어진다면 비아그라로 발기문제를 해결합니다.

그런데 만약 비아그라에 별로 반응이 없다면 주사요법으로 방법을 바꿉니다. 주사는 우리병원에서는 카바제트라는 것을 사용하는데, 한 번만 배우면 혼자서도 주사를 놓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카바제트는 주사용량을 잘 정해야 합니다. 용량이 너무 많이 주사되면 어떤 일이 벌어진다고 했지요? 맞습니다. '발기지속증'이라는 치명적인 합병증이 생깁니다. 따라서 의사선생님의 진료를 받아서 개인에게 가장 알맞은 주사용량을 정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좌약법(뮤즈), 진공흡입기법, 수술법(음경보형물 삽입술)등이 있습니다.

 

2. 사정 및 임신의 문제

 

젊은 척수장애인 부부들과 미래의 남편이 되실 총각 척수장애인들에게는 '과연 내가 결혼에서 나를 닮은 아이를 가질 수 있을까?'가 큰 고민이 아닐 수 없지요. 여러분은 그런 고민 안 해보셨나요? 그런 고민을 해보았던 사람들은 열심히 읽어보세요.

우리 몸에는 교감신경, 부교감신경, 체성신경이 있습니다. 사정은 부교감신경과 체성신경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이때 교감신경은 방광의 출구를 닫아서 역행성 사정(정액이 요도 밖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방광 안으로 들어가는 현상)이 이루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 의학적인 자세한 내용이야 몰라도 상관은 없지만요...

일반적으로 척수손상 후에 사정이 가능한 경우가 역행성 사정을 포함해도 20% 정도로 보고되고 있고, 정자의 활동력도 떨어져서 약 10% 정도에서만 임신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아니 뭐라고요, 남성 척수장애인이 결혼하면 겨우 열 명중에 한 명만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요?' 그래요. 통계학적으로 아무런 의학적인 도움을 받지 않는 경우는 아이를 나을 수 있는 확률이 그만큼 적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조금만 기다려 보세요. 다 설명드릴께요.

사정의 문제도 손상부위와 손상정도에 따라 얼마나 가능한지가 달라지게 되는데, 그 확률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상부운동신경원 손상이면서 완전 손상의 경우 : 사정은 4%에서 일어납니다.

* 상부운동신경원 손상이면서 불완전 손상의 경우 : 사정은 32%에서 일어납니다.

* 하부운동신경원 손상이면서 완전 손상의 경우 : 사정은 18%에서 일어납니다.

* 하부운동신경원 손상이면서 불완전 손상의 경우 : 사정은 70%에서 일어납니다.

 

그러나 최근에 의학적인 발전을 힘입어 진동자극 및 전기자극을 이용하여 사정을 가능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사정은 별 어려움 없이 거의 모든 척수장애인에게서 가능해졌습니다. 사정을 돕는 방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진동자극법 : 남성 척수장애인의 사정을 돕는 방법으로는 음경부위를 진동자극기로 자극하여 사정을 시키는 방법인 '진동자극법'이 있으며, 이 방법은 간단한 기구를 장만하여 집에서도 훈련할 수 있는 간편한 방법으로 주로 경수나 흉수손상(상부 운동신경원 손상) 척수장애인에서 반응이 좋아서 약 80-90%에서 사정이 가능합니다.

 

* 전기자극법 : 하부흉수나 요수손상의 경우(하부 운동신경원 손상)이거나 진동자극법으로 반응이 잘 안 나타나는 경우에는 '전기자극법'을 이용하여 사정을 하게 됩니다. 이 방법은 항문에 전기 자극기를 넣어 자극을 시행하는 방법으로 집에서 시행하기는 어렵고 병원에서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요. 이 경우 거의 100%에 가까운 사정 성공률을 보입니다.

이렇게 사정을 도와주는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최근에 급속히 발달한 불임치료기술, 즉 자궁에 정액을 넣어주는 방법, 시험관에서의 수정하는 방법, 정자를 직접 난소에 주입하는 방법 등을 이용하여 남성척수장애인 부부의 60% 정도에서 자녀를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

제 주위에는 척수장애를 입은 후 결혼하여 아이를 낳은 많은 부부들이 있습니다. 여러분 용기를 가지시고 도전해보세요. 특히 이 글을 읽는 '총각 척수 장애인' 여러분, 과감하게 결혼에도 도전하고 자녀를 갖는 일에도 도전해 보세요.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척수 장애를 입었다고 결혼을 포기해야할 일이 아닙니다. 얼마든지 성생활이 가능하고 자녀도 가질 수 있으니까요.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모든 장애인 여러분, 파이팅!!!

 

오늘의 퀴즈)

오늘은 특별히 숫자 문제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에 해당하는지가 문제입니다.

 

1. 남성 척수장애인중 발기에 있어서 의학적인 도움이 필요한 경우는 몇 % 입니까?

2. 남성 척수장애인 부부가 의학적인 도움 없이 자녀를 낳을 수 있는 경우는 몇 % 입니까?

3. 남성 척수장애인 부부가 의학적인 도움을 받을 경우 자녀를 낳을 수 있는 경우는 몇 %입니까?

 

) 칠십오, , 육십

그럼 다음 주에 또 만나요, 안녕 !

 

 

[6] 여성 척수장애인의 성문제

 

 

오늘은 드디어 여성 척수장애인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순서입니다. 지난 몇 주간 남성 장애인 위주로 설명이 되어서, 혹시 여성 장애인 여러분들이 섭섭하셨나요? 걱정하지 마세요. 성재활 강의 시간에는 남녀 차별이 없습니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전통적인 유교적인 관습으로 인해서 성 문제에 대해서는 일부러 얌전한 척, 모르는 척 하는 것이 예의범절이 바른 것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성 입장에서 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 것이 왠지 쑥쓰럽고 어색하게만 느껴졌던 것이지요.

여성 척수장애인 여러분, 오늘 여성의 성문제를 솔직하고 자세히 이야기합시다. , 그렇다고 남성 장애인들이 그만 읽고 나가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면 안돼요. 여성의 문제가 곧 남성의 문제이고, 남성도 여성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하니까요.

 

1. 사례

 

우선 여성 척수장애인의 사례를 알아 볼까요. 이 사례는 국립재활병원의 사례입니다. (잠깐! 이 내용도 '미성년자 관람불가'인 것 아시죠?)

 

이씨는 추락사고로 제 4, 5번 경추가 골절되어 사지에 완전마비가 온 27세 여성 척수 장애인이죠. 사고 후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았는데도 남편과 성생활을 잘 하였으며, 국립재활병원에 입원하여 성재활교육에 참석하여 제대로 된 성재활 교육을 받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합니다. 소그룹 상담 시간에는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나누어 동료 척수장애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다치기 전까지는 결혼해서도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아직 임신을 원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콘돔을 이용하여 피임을 했지요. 사고 전에는 다른 부부들처럼 부부생활을 했지요. 다른 젊은 부부들도 비슷하겠지만 일주일에 5-6회 정도 성생활을 했고, 체위도 다양한 체위를 경험해 보았습니다. 항상 오르가즘을 느꼈구요. 우리 부부는 성생활을 즐기는 편이었어요."

 

"사고로 팔은 약간 움직이는 정도고 다리는 젼혀 움직이지 않아요. 다치고 나서 남편이 혼자 간병을 했지요. 대소변을 포함해서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었고, 모든 것을 남편에게 의존해야 했기 때문에 성생활은 생각도 못했어요. 그렇게 병원생활을 하던 중에 남편이 먼저 말을 꺼내고 다가왔어요.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놀라겠지만 병실에서 스크린을 쳐놓고 처음 시도했어요. 입으로 남편을 충분히 애무를 해주고, 남편의 성기도 오럴섹스로 자극 해주었지요. 그리고 나서 삽입을 해서 했는데 남편은 오르가즘을 충분히 느꼈지만 저는 못 느꼈어요. 하지만 정신적인 도움은 많이 되었어요. 남편한테 당당해지고 나도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 후로 일주일에 2회 정도 성생활을 해요. 남편이 내 성감대를 찾아서 애무를 해주기 때문에 나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지요. 체위도 다치기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옆으로 누워 남편이 뒤로 다가오거나 제가 다리를 올린 자세로 부부생활을 하지요. 성생활의 장애나 불만족은 우리 부부에게는 없어요. 남편이 아직 아이를 원하지 않아서 성교 시에는 여전히 콘돔을 사용해요."

 

"국립재활병원에 오기 전에는 성재활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했어요. 우리같은 척수장애인에게 많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국립재활병원에 와서 성재활교육을 받고 부부들끼리 소그룹 상담시간에 그 동안 못했던 솔직한 이야기를 실컷 했더니 막힌 것 뚫리는 듯 속 시원해요. 앞으로 우리부부가 살아나갈 일에 대해 더욱 자신감이 생겼어요."

 

2. 성생활

 

여성 척수장애인들은 성생활을 할 수 있을까요? 너무 쉬운 질문이죠? 위에서 읽었듯이 사지가 마비된 사람도 여성의 경우에는 아무 어려움 없이 성생활을 하니까요. 성교의 행위에서 여성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입장이므로 모든 여성 척수장애인들은 음경 삽입에 의한 성교가 가능합니다. '모든' 여성 척수장애인이라고 제가 말했습니다. , 100%의 여성 척수장애인이 성생활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여성은 남성과는 달리 성감대가 넓게 분포하고 있으므로 극치감을 느끼는데 문제가 별로 없지요. 여성분들은 자신의 성감대가 어디인지를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약에 하반신이 마비가 되어 감각이 없다면, 유두나 입술, 또는 귀 뒤 부분 등 자신만의 성감대를 찾아야 겠지요. 그리고 특히 완전마비부위와 정상부위 사이의 감각 이행대(즉 감각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의 경계선)가 새로운 성감대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척수손상 후에는 성교시 윤활작용을 하는 질 분비액이 감소되거나 분비되지 않을 수 있어요. 그래서 부부관계를 할 때 빡빡하다는 느낌이 들 수 있죠.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될까요? 이럴 때는 윤활액(젤리)을 사용해보세요. 윤활액을 어디서 구하냐고요? 그거야 여러분들이 넬라톤할 때 쓰는 젤리를 이용하면 됩니다.

오르가즘은 약 50%에서 느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신기한 것은 완전 마비로 하반신과 질에 감각이 전혀 없는 여성장애인도 오르가즘을 느낀다는 사실입니다. 이때 느끼는 오르가즘은 사고전과 완전히 똑같이 느끼는 경우도 있고, 약간 변형된 형태로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 온몸이 따뜻해진다거나, 온몸의 경직이 확 풀리는 느낌이 든다거나, 구름 위에 둥둥 떠있는 느낌 등이 있을 수 있지요.

 

3. 임신 및 출산

 

여성 척수장애인이 아기를 낳을 수 있을까요? 거기 졸고 있는 학생! 한 번 대답해 봐요. 대답 잘 했어요. 이 강의를 열심히 들은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겠지만, 여성 척수장애인도 얼마든지 아기를 낳을 수 있지요.

여성 척수장애인의 경우 약 50%에서 척수손상 후 월경의 장애를 초래하지만, 보통 다치고 나서 6개월 이내에 정상으로 회복되어 임신이 가능해집니다. 월경 중에는 패드를 사용하면서 회음부가 습해지며 욕창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보고에 의하면 147명의 여성 척수장애인 중 88%에 해당하는 135명이 임신 및 출산이 가능해서 거의 정상인 부부의 임신 및 출산율과 비슷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도 경수 4번 손상을 받은 여성척수장애인이 자녀를 출산한 사례가 최근에 보고되었어요. 경수 4번이면 정말로 팔을 전혀 못움직이고 얼굴과 목만 움직일 수 있는 상태라는 것 혹시 아세요?

임신이 된 경우 임신 중요로 감염 및 욕창의 발생률이 높아지므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해요. 아기를 낳을 때 10번 이상의 손상에서는 정상적인 진통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임신 32주 이후에는 조기 입원해야 안전합니다. 특히 제6흉수 이상의 척수손상인 경우(대부분 경수손상) 분만시 '자율신경과반사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마취 후 제왕절개를 실시합니다. 6흉수 아래 손상의 경우에는 반드시 제왕절개를 할 필요 없이 정상분만이 가능하며, 이때 복부의 근육 힘이 약하므로 분만시간이 길어질 수 있어서 진공흡인술 등을 이용하여 분만을 도울 수 있죠. 임신 28주부터는 매주 산전진찰을 받고 산모가 자신의 배를 만져서 자궁수축을 느낄 수 있도록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어떠할까요? 젖을 먹여서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요? 출산 후 모유를 먹이는 일은 정상적으로 가능합니다. 또한 보고에 의하면 척수장애인을 부모로 둔 자녀들의 성장과정을 연구한 결과, 정서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아무런 문제없이 자녀들이 정상적으로 잘 성장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아이를 잘 낳을 수 있을까?, 아이가 잘 자랄까?'이런 쓸데 없는 걱정일랑 하지 말고 낳아서 키우시라는 이야기입니다.

 

4. 피임

어떤 분들은 척수손상 후에는 피임을 안 해도 아이가 안 생긴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요. 아이를 가질 계획이 없다면 반드시 피임을 해야 하지요. 그런데 척수손상 여성은 복부에 감각이 떨어져 있으므로 루프, 다아아프램 등을 사용하는 방법은자궁내벽의 손상이나 염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권장할 만한 피임법이 아닙니다. 또한 경구 피임약 역시 혈전증(혈관이 막히는 증세)의 위험이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어떤 방법으로 피임을 해야 하나요? 권장할 만한 피임법으로는 콘돔을 사용하는 방법이나 영구적 피임법인 난관결찰술 등을 시행하는 방법입니다.

여성 척수 장애인 여러분! 용기를 가지세요. 그리고 도전하세요. 여러분도 훌륭히 성생활을 할 수 있고 남성들을 만족시켜줄 수 있습니다. 아기를 갖도록 노력해보세요. 별 어려움 없이 임신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잘 낳아서 잘 키우세요. 여러분은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퀴즈)

 

오늘은 ( O, X ) 문제입니다. 맞으면 O, 틀리면 X를 고르세요.

 

1. 모든 여성 척수 장애인은 성생활을 할 수 있다. ( O, X )

2. 여성 척수 장애인도 임신이 가능하다. ( O, X )

3. 여성 척수 장애인도 자연 분만을 할 수 있다. ( O, X )

4. 여성 척수 장애인도 원하지 않는 임신을 피하려면 피임을 해야 한다. ( O, X )

5. 나도 결혼해서 행복한 성생활을 할 수 있고, 자녀를 낳을 수 있고, 키울 수 있다. ( O, X )

정답) 다니입 O 두모 (거꾸로 읽어야 함)

[7] 뇌성마비, 정신지체 장애인에서의 성의 문제

 

 

지난 한 주간도 안녕하셨습니까? 이제 점점 가을이 깊어가고 어느덧 겨울의 문턱으로 다가서는 듯한 느낌이 드는군요. 우리의 성재활 강의도 이제 마지막을 향해서 서서히 다가가고 있습니다. "이제껏 탈락하지 않고 강의를 계속 들은 학생들에게는 복이 있을지라...."

, 오늘은 드디어 척수장애인이 아닌 다른 장애에 대해서 이야기 할 차례입니다. 그 동안 척수장애인들의 이야기만 듣느라고 지친 다른 장애를 가진 분들의 설움을 날려보내도록 신나게 출발해 볼까요? 오늘도 강의 시간에 조는 학생이 있으면, 일어나서 손들고 서있도록 하세요. 오늘의 강의는 뇌졸중, 외상성 뇌손상, 정신지체, 뇌성마비 장애인들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1. 뇌졸중 장애인

뇌졸중이 무슨 병인지 모르겠다구요? 뇌졸중은 쉽게 말하면 '중풍'이라고 하는데, 뇌속으로 지나가는 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혈관이 터져서(뇌출혈) 생깁니다. 뇌혈관에 장애가 있게 되면, 그 혈관이 영양을 공급하던 뇌의 일정 부분의 조직이 상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면 한쪽 팔다리를 못쓰는 상태로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뇌졸중의 발생연령이 노년에서 많기 때문에 뇌졸중 후 성재활이 등한시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평균수명의 증가로 인해 노년기의 성이 중요시되고 있으며, 또한 최근에는 젊은 나이에 뇌졸중에 걸리는 경우도 점차 증가하고 있어 뇌졸중 후의 성재활도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어요.

뇌졸중 후에 과연 생활의 횟수가 어떻게 변할까요? 연구에 따르면 뇌졸중 후 성생활의 변화는 36%에서 성교의 횟수에 변화가 없었고, 33%에서 성교 횟수가 감소하며, 31%에서 성교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발기부전은 뇌졸중 발병 전보다 3배 높으며, 오르가즘을 느끼는데 장애는 약 70%에서 나타납니다. 남성 뇌졸중 장애인은 성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발기부전'을 뽑았고, 여성 뇌졸중 장애인의 경우는 '전신 피로감'을 성생활을 저해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뽑았습니다.

뇌졸중 후 성교 횟수의 감소는, 마비로 인한 운동능력의 감소보다 의사소통의 기술, 배우자의 태도, 대인관계의 능력 등에 더 영향을 받습니다. , 뇌졸중으로 마비가 얼마나 심하게 왔는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배우자와 의사소통을 얼마나 잘하느냐,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인간관계를 잘 맺느냐 등의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실어증이 동반된 뇌졸중 장애인의 경우에는 83%에서 성교를 중단하여 뇌졸중 장애인 전체 평균인 31%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 의사소통 기술이 중요한 요인임을 알 수 있습니다.

뇌졸중 후 성생활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장애를 잘 받아들이는 것이 신체적인 마비를 극복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며, 배우자 역시 너무 과잉보호하려는 자세는 원만한 성생활에 장애가 된다. 그러므로 뇌졸중으로 편마비 장애인이 되신 경우에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배우자도 뇌졸중 장애인을 너무 아이 취급하여 뭐든지 다 해주려고 하지 말고 뇌졸중 장애인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하도록 적극적으로 권유해야 할 것입니다.

 

2. 외상성 뇌손상 장애인

 

외상성 뇌손상은 뭐냐구요? 외상성 뇌손상이란 사고로 인해 뇌에 충격이 와서 뇌를 다친 경우를 말합니다. 교통사고 등에 의한 외상성 뇌손상 장애인은 15세에서 24세에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그러므로 대부분 젊은 나이에 사고를 당하므로 이런 경우 성재활은 더욱 중요하지요. 외상성 뇌손상 후에는 인지능력(지적 능력의 감소)과 정서의 변화(쉽게 울고, 웃는 행동)로 성에 대한 생각, 성에 대한 흥분 등이 감소합니다. 즉 주위 환경에 부적절하게 소리내어 웃거나 우는 등의 정서적인 불안정, 사회적 위축, 그리고 말이 너무 많거나 판단력의 결여 등 때문에 신체적으로 장애가 없더라도 성 관계를 갖고 유지하는 능력이 방해를 받습니다.

외상성 뇌손상 후 성기능의 장애는 58%에서 나타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뇌졸중에서와 마찬가지로 성교의 횟수와 오르가즘을 느끼는 횟수 등이 감소합니다. 외상성 뇌손상 장애인에서 다친 부위에 따라서 가끔씩 성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충동적인 성적 표현이 있을 수 있습니다.

3. 뇌성마비

 

뇌성마비는 감각이나 촉각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지 않습니다. 즉 비록 뇌성마비 장애인들이 운동능력이 저하되어 걷는 것, 팔을 사용하는 것, 말하는 것 등에서는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지만, 뇌성마비 장애인들은 완벽한 감각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은 비장애인들과 똑같이 느낍니다. 이것은 성적인 자극과 신체적인 욕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마비된 목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거나 심리적 또는 사회적 문제 등으로 성생활에 어려움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뇌성마비 장애인 가운데 어떤 사람들은 경직으로 인해 성적인 표현을 하는 데 어려움을 가지고 있어요. 경직이 뭐냐구요? 경직은 팔이나 다리가 빳빳해지거나 덜덜덜 떠는 증세를 말합니다. 예를 들면 심한 근육 경직을 가진 뇌성마비 여성은, 남성이 다가갈 수 있도록 다리를 벌리는 것이 불가능 하겠지요? 이럴 때는 어떻게 할까요? 이 때 하나의 해결책이 있다면 여성의 다리가 오그라진 상태에서도 성교를 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후배위(남성이 여성의 뒤쪽으로 접근하는 체위)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뇌성마비 장애인의 경우 개인에 따라서 지능저하와 청각장애, 언어장애 등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마비의 종류와 부위 및 정도에 따라 성 장애가 현저하게 달라지므로 개인의 필요와 능력에 따라 다양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가지 꼭 하고 싶은 말은, 뇌성마비 장애인의 경우 육체적인 요인 이외에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으로 성문제를 심화시키는 경우도 많습니다. 즉 어렸을 때부터 부모나 가족으로부터 마치 '성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받으며 성장하여, 자기 자신을 마치 성이 없는 무성(無性) 인간이라고 여기고, 성에 대해 흥미를 보이면 안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뇌성마비장애인은 대체로 성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호기심이 결여된 것이 특징으로 나타납니다.

또한 성문제에 대해서는 부모나 가족들도 이야기하기를 꺼려하므로 뇌성마비 장애인은 성에 대한 정보를 얻을 기회가 적어집니다. 여러분은 성에 대한 지식을 주로 어디에서 얻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학교 친구들끼리 쉬는 시간에 교실 뒤에서 잡담을 하면서 알게 된 경우, 또한 친구네 집에 놀러가서 어른들 몰래 여성 월간지 부록으로 나와있는 내용을 읽고 안 내용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뇌성마비 장애아동들은 청소년기를 지나면서도 자연스럽게 성에대해 알게되는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

한편 뇌성마비 아동이 성장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결혼할 수 있는 기회가 매우 적으므로, 성을 알게 되었을 때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라는 부모들의 우려 때문에 오히려 성에 대해 모르고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더욱 의식적으로 성문제를 덮어두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뇌성마비 장애인의 성문제의 해결은 이러한 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뀌어 주는 데에서 시작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부모나 교사들의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뇌성마비 장애인들에게도 성에 대해서 솔직히 이야기하고 교육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결혼의 능성에 대해서 처음부터 부정적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기회가 되면 이성교제와 결혼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4. 정신지체

 

정신지체인의 경우 대부분 성에 대한 흥미가 있으며 신체적인 성 기능에 아무런 장애가 없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므로 정신지체인의 성 문제는 많은 경우 정신지체를 잘못 인식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일반적으로 정신지체 자체의 문제보다는 오히려 주위 사회의 환경적인 성억압이 문제되고 있습니다. 즉 정신지체인은 성적 충동을 억제하기가 곤란하기 때문에 성에 대해 눈을 뜨게 되면 무절제하게 성욕을 발휘하고 성폭력의 위험성마저 있다는 막연한 추측이 이들의 성문제를 더욱 폐쇄적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다시 말하면 '정신지체인들은 자위행위를 지나치게 한다'거나, '충동적이고 자기제어 능력에 결함이 있다'는 등의 잘못된 사회인식이 그들의 성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정신지체인에 대한 성교육은 다음과 같은 필요성이 있다.

첫째, 정신지체 장애인도 일반인들처럼 성애대해 표현을 하고 성취할 수 있는 똑같은 권리를 가졌으며, 이들에게도 일반인에게와 마찬가지로 성에 대한 정보나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성교육을 통하여 정신지체인들이 성폭행이나 성추행으로부터 피해를 받지 않도록 보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성폭행이 어떤 것이며,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성폭행을 하려할 때 어떻게 방어해야 하는 지를 성교육을 통하여 배울 수 있다면 이러한 일들을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이야기들이 말로는 쉽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지적인 능력이 너무 떨어지는 정신지체 장애인이 과도한 자위행위를 하여 피부에 손상을 줄 정도라면 어떻게 해야 할 것입니까? 그리고 공공적인 장소, 타인이 보는 장소에서도 아무런 부끄럼 없이 성기를 드러내놓고 자위행위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리고 피임이라고는 생각도 없는 정신지체 청소년들이 남녀가 함께 어우러져 어른들의 행위를 흉내낼 때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아무나 잘 따르는 청소년 정신지체 여자 아이를 어떻게 해야 성폭력을 안 당하게 교육할 수 있습니까?

쉬운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정신지체 장애인들도 인격적인 대우를 받고 제대로 된 성교육을 시켜주고, 성생활을 할 권리를 찾게 해줄 수 있을까요?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오늘의 퀴즈)

 

1) 뇌졸중 후 성생활을 하는 것은 위험하니 피해야 한다. (O, X )

2) 외상성 뇌손상 장애인은 손상 후 감정의 변화가 심해 성생활을 할 수 없다. ( O, X )

3) 뇌성마비 장애인은 감각 및 촉각의 상실로 성적인 감각을 느낄 수 없다. ( O, X )

4) 정신지체 장애인은 운동 및 감각 신경이 마비되어 성적인 능력이 저하되어 있다. ( O, X )

5) 이범석 과장이 진행하는 성재활 강의는 따분하고 재미없다. ( O, X )

) 다니입 X 다 두모 (거꾸로 읽어야 함)

 

 

[8] 성생활에 미치는 심리적 요인

 

 

! 드디어 성재활 마지막 강의이군요. 그 동안 열심히 들어준(아니 읽어준) 여러 학생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왠지 마지막 강의라고 하니까 섭섭한 마음이 드는군요. 나름대로는 재미있게 해보려고 여러 가지 방법을 썼지만 그게 효과가 있었는지도 모르겠고.... 어쨌든 아이디어의 한계로 더 이상 재미있게 강의를 못해드려서 미안합니다.

많은 장애인분들과 성재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의학적인 도움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면 성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몸으로 굳이 성생활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남편과는 대화가 끊긴지 오랜데,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무슨 성생활입니까?' '차라리 성에 대해서는 잊고 살아야지, 지금 와서 괜히 잘못 건드리면 서로에게 상처만 줄 수 있어요.' '누가 나 같은 사람에게 시집오겠어요, 다 꿈같은 이야기이지요'

이러한 많은 의문과 회의는 의학적인 지식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우리의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심리적 상태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서 사고 후 장애를 입고 나서 겪게 되는 심리의 변화를 살펴보지요.

 

1. 장애인 자신의 문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체 장애가 발생하면 정신적으로 큰 충격과 혼란을 경험하게 됩니다. 어떤 이들은 이 충격과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일생을 어둡고 우울하게 사는 반면, 어떤 이들은 이 과정을 빨리 끝내고 자신의 상태를 잘 받아 들여서 적극적이고 활기찬 생활을 하게 됩니다. 최초의 정신적인 충격에서 빨리 벗어나야 적극적인 재활 치료가 시작되며, 얼마나 빨리 충격에서 벗어나느냐가 결국 환자 및 보호자에게 앞으로 삶을 어떻게 살아나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 1 단계 : 충격 / 부인

 

최초에 겪게 되는 정신적인 충격입니다. 이때는 본인에게 발생한 상황에 대해서 놀라고 부인합니다. '아니 이럴 수가?' '아니야, 이건 아니야, 이건 꿈이지 현실이 아니야.' 이 시기에는 의사의 진단을 무시하거나 듣지 않으려고 하며, 스스로 생각하기를 '이제 조금만 지나면 다시 옛날로 되돌아갈 수 있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 2 단계 : 분노

 

자신에게 닥친 일을 아무리 부정하려고 해도 상황이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화를 내거나 좌절을 하게 됩니다. '아니 왜? 하필이면 이 세상 수많은 사람 중에 내가 이런 일을....'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긴거야?' '그 사람이 실수만 하지 않았더라도 나에게 이런 일이 안 생겼을 텐데, 나쁜 자식....'

이때는 자신 안에 생기는 분노를 억누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쉽게 주위사람들에게 화를 폭발하게 되지요. 특히 옆에서 도와주는 가족이나 의료진에게 화살이 돌아가기 쉽습니다.

 

* 3 단계 : 협상

 

이 시기에는 절대자와 타협을 하려고 하는 시기입니다. 이 과정을 생략하고 지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신이시여, 저를 고쳐주세요. 그러면 이 남은 삶을 당신을 위해 살겠습니다.' '어차피 의학적으로는 되는 것이 아니야, 신에게 매달릴 수 밖에 없어'

이때 종교적으로 매우 심취하게 되는데, 신앙을 갖는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잘못하면 치료를 거부하고 종교적인 데 매달리고 싶은 충동을 느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주위에서 보면 한참 재활치료를 받아야할 시기에 기도원이나 절에 들어가서 중요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 4 단계 : 비탄, 우울

 

아무리 발버둥치고 노력해 봐도 해결되는 것이 없다고 느껴지는 순간, 우울증에 빠지게 되고 현재 상황에서 도피하려고 하게 됩니다. 이때 모든 치료, 대인 관계를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고 귀챦아 합니다. 그래서 집안에서만 지내고 사람도 만나지 않고 전화도 하지 않으며 지내는 것이지요. '이젠 틀렸어. 다 귀찮아요.' '나 좀 그냥 혼자 있게 내버려둬요'

 

* 5 단계 : 수용

 

오랜 갈등과 방황을 끝내고 상황을 현실적으로 대하고 적응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활기차게 운동도 하고 대인관계도 새롭게 만들어가고, 앞으로의 미래의 삶을 건전하게 준비하는 노력을 하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자기 자신을 불쌍하게만 생각하는 자기연민에서 벗어나는 시기입니다.

'그래, 다시 시작하는 거야' '이것이 나에게 주어진 운명이라면 과감히 받아들이는 거야.' '운명이여 나에게 오라! 나는 싸워서 이기리라'

여러분은 스스로의 장애에 대해서 어떤 단계에 있습니까? 다들 수용의 단계에 도달해 있으시다구요? 대단하시군요. 정말 훌륭합니다. 하지만 가끔씩 분노나 우울을 느끼신다구요? 그거야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장애에 대해 '받아들였느냐, 안 받아들였냐'가 중요하지요.

자신의 장애를 받아들이고 자신 있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기쁨과 평안함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대인관계도 원만하고 결혼한 경우 부부생활도 매우 원만합니다. 하지만 장애가 아무리 작다 하더라도 자신의 장애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대인관계와 부부생활은 엉망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성재활이란 남의 이야기와 같이 멀게만 느껴질 수 있습니다.

 

2. 배우자들의 문제

 

건강하던 배우자가 어느 날 갑자기 사고로 장애를 입게 되면 그 충격은 매우 심각합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그날도 아침에 출근하는 남편을 보내고 아이들을 학교로 보낼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리고 남편이 어느 병원 응급실에 있는데 위독하다는 전화가 옵니다. 놀래서 달려갔더니 남편은 피투성이가 되어 있고, 지금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수술 동의서에 서약을 하고 수술방으로 남편을 드려 보냅니다. 수술방에서 나온 남편은 중환자실에서 다시 한 번 생사의 갈림길에서 어려움을 겪고, 아이들은 친척집으로 다 나누어 보내고, 응급실에서부터 중환자실까지 며칠 밤낮을 뜬눈으로 지내게 되는 것이지요.

중환자실에서 나온 남편은 일반 병실에서도 욕창문제, 대소변문제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으며 보호자의 손길을 기다리고, 보호자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운동을 시키려는 안간힘에 지칠 대로 지칩니다. 이 상황에서 남편은 스스로의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고생하는 아내에게 종종 화풀이를 합니다. 온갖 우여곡절을 겪은 후 집으로 퇴원했지만 남편을 돌봐야 되는 상황은 끝난 것이 아니고, 남편 뒷바라지, 아이들 키우기, 가정의 경제적인 문제 해결하기 등으로 아내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너무나 피곤하게 됩니다.

, 여기까지 읽고 여러분의 느낌은 어떠세요? 많은 분들이 겪으셨던 실제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서 성재활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사치에 가깝겠지요. '살기가 너무너무 힘든데 성재활이 다 뭐야?'

그래요. 연구에 의하면 장애인의 배우자들이 장애를 입은 남편이나 아내를 다시 매력적인 이성으로 느끼는 것이 너무 어렵다고 합니다. 매력적으로 느껴야 다시 성생활을 할텐데, 남편이나 아내가 더 이상 섹시하게 느껴지기 힘들다는 것이지요. 그저 끊임없이 돌보아야 할 아기나 환자로 느껴지는 것이지요. 이러한 심리적이 저항을 이겨 낼 수 있어야 성공적이 성생활이 이루어집니다.

배우자 여러분! 여러분의 남편이나 아내가 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여러분들도 그들을 돌보시느라고 얼마나 힘드십니까? 하지만 힘드시더라도 여러분이 더 적극적으로 성에대해 관심을 보이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장애를 당한 남편이나 아내는 여러분이 같은 침대에서 살을 맟대고 지낼 때, 그분들의 자존감이 급속도로 회복됩니다.

성생활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생물학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행위가 아닙니다. 장애를 입은 남편이나 아내와 잠자리를 같이한다는 것은 그들을 나의 남편이나 아내로 인정한다는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제가 만나는 사회활동이 왕성한 척수장애인 남성들이 언제 가장 기뻐하는 줄 아십니까? 사회적으로 성공했을 때가 아니라 아내가 자신을 다시 남성으로 인정하고 남편의 역할을 인정해 줄 때입니다. 그것이 언제입니까? 가장 근본적으로는 다시 성생활을 시작하는 그 순간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3. 맺음말

 

이제는 강의를 끝내야 될 때가 되었군요. 여러분 어떠세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원고 마감날짜에 쫒겨서 충분히 더 자세한 내용을 설명해드리지 못한 점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한 편으로는 시원한 면도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강의씩 원고를 쓴다는 것이 저에게는 큰 부담이었거든요.

장애인 여러분! 여러분은 성생활을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인간으로서 누려야할 모든 것을 누릴 권리가 우리에게 있다면 성생활도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가 있는 것입니다. 그 권리를 포기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은 성생활을 누릴 '능력'이 있습니다. 아무리 심한 장애인도 성생활을 누릴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결혼할 수 있고 자녀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 의학적인 도움을 받는데 주저하지 마십시오. 최근 들어 저를 만나러오는 젊은 척수장애인들의 결혼 소식은 큰 기쁨입니다. 점점 더 많은 척수장애인들이 결혼에 성공하고 있고, 자녀를 갖는데 성공하고 있습니다. 이 소식은 단지 척수장애인에게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고 모든 장애인들에게 다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장애인 여러분과 배우자, 그리고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미래의 배우자 여러분들에게 하나님의 축복과 도우심이 함께 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마지막 오늘의 퀴즈)

 

다음 괄호 속에 알맞은 말을 써넣으세요.

 

< 장애인 여러분! 여러분은 성생활을 누릴 ( )가 있습니다. 인간으로서 누려야할 모든 것을 누릴 권리가 우리에게 있다면 성생활도 당연히 누려야 할 ( )가 있는 것입니다. ( )를 포기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은 성생활을 누릴 ( )이 있습니다. 아무리 심한 장애인도 성생활을 누릴 수 있는 ( )이 있습니다. 결혼할 수 있고 자녀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

 

정답) 앞의 세 괄호 : 리권 (거꾸로 읽어야 함)

뒤의 두 괄호 : 력능 (거꾸로 읽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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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3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 비밀글 2021.07.20 이경형 2021.07.20 141
읽는중 장애인의 성 첨부파일 2011.08.03 그리움 2011.08.03 4,321
1 장애인차별금지법 보건복지부 초안 첨부파일 2011.08.03 그리움 2011.08.03 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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